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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자

또 하나의 렌즈!

2018년 04월 김대만 목사 (Youth&Community Ministry)

도서명 : 『소피의 세계』 (요슈타인 가아더 / 현암사)

작년 12월, 겨울 방학식 날이었어요. 나는 한 학기를 마치고 방학을 맞이하는 친구들을 격려하기 위해 도서관 소그룹실에 자리를 마련했어요. 20여 명의 친구들을 한두 명씩 만나 축복하고 있던 가운데, 인문학 서가에서 철학책을 찾던 민석이라는 친구를 만났어요.


철학책을 찾는 친구
민석이는 겨울 방학을 시작하면서 일단 신나게 놀 생각으로 ‘배틀 그라운드’를 향해 비장한 생존 여행을 떠나는 친구들과는 사뭇 달랐어요. 학교 수업과 공부를 힘겨워하며 2학기 내내 ‘자유 시간’을 요구하고선, “이제 방학이 됐으니 공부해야죠!”라며 학원 스케줄을 확인하는, 앞뒤가 잘 맞지 않는 친구들과도 달랐어요.
철학책 서가에서 마치 감춰진 보물이라도 찾는 듯한 민석이의 모습은 내게 낯설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했어요. 공부쟁이로 평생을 살아가는 나 같은 목사에게 그런 ‘모범생’은 늘 관심의 대상이 되거든요.
어떤 책을 찾고 있냐고 물으니 그 철학자 니체의 책을 찾고 있다고 대답했어요. 물론 그 앞에 ‘기독교에서는 좋아하지 않는’이라는 의미심장한 수식어를 붙인 채 말이죠.


신을 죽었다?
니체는 “신은 죽었다”라는 말로 많이들 알고 있는 유명한 철학자에요. 그런데 그가 죽인 신이 기독교의 하나님, 곧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의 인격적인 하나님인지, 아니면, 자연신론(Deism)의 비인격적인 신인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별로 없어요. 그저 “신은 죽었다”는 문구만이 유령처럼 살아서 지금까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을 뿐이에요.
니체는, 사람의 본성에는 권력에 대한 의지가 있는데, 이를 발현하지 못하도록 기독교가 윤리적으로 통제하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강자가 자신의 힘을 마음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약자가 설정한 윤리적 통제를 벗어나야만 하는데, 그 과정에서 기독교의 신을 제거해야만 할 필요가 있었던 거죠. 그래서 “신은 죽었다”라는 선언으로 자유를 얻으려 한 거예요. 이게 강자에게는 꽤 매력적인 말이지만, 스스로를 ‘약자’라고 여기는 사람들에겐 그렇지 않아요. 그들은 ‘신이여, 꼭 살아서 강자가 휘두르는 권력의 횡포로부터 우리를 지켜주세요’라고 생각하니까요. 아무튼 “신은 죽었다”는 말 앞에서 우리는 절대로 쫄 것 없어요. 니체가 죽이려고 한 하나님은 지금도 여전히 살아 계시니까요.


나를 향해 질문을 던지는 책
철학도 친구와의 의미 있는 만남 이후, 이달에는 요슈타인 가아더의 책, 『소피의 세계』를 소개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책은 주인공 소피와 크녹스 아저씨, 힐레와 그의 소령 아버지의 이야기가 신비하게 엮인 소설이에요. 현실과 가상을 넘나드는 전개 속에서 소피에게 전해진 “너는 누구니?”라는 질문의 답을 친구들도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될 거예요.


세상을 바라보는 또 다른 시각
이 책이 세상에 나온 지 25년도 더 지난 터라, 우주의 빅뱅 이야기로 끝이 난다는 것과 또 기독교적 관점에서 쓴 책은 아니라서 성경의 세계관을 가지고 비판적 읽기가 필요하다는 것이 아쉽다면 아쉬운 점이에요. 그래도 기독교에 대한 이야기를 철학사의 관점에서 큰 치우침 없이 꽤 잘 다룬 책이라고 생각해요. 총 750쪽으로 이뤄진 이 책을 읽고 나면, 이성과 감성, 믿음과 지식이 균형 잡힌 건강한 그리스도인 청소년으로 이 세상을 바라보는 데 사용할 또 하나의 렌즈를 가질 수 있을 거예요.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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