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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편집자] 원고를 설계하는 건축가, 교과서 편집자

2017년 05월 박주현 기자

학교에 가면 한 명도 빠짐없이 모두 갖고 있는 책이 있어. 그건 바로 교과서! 이 교과서는 누가 어떻게 만드는 걸까? 한 권의 책이 예쁜 표지와 알찬 내용, 다양한 그림, 사진 등으로 구성돼 내 손에 들어오기까지는 어떤 과정을 거치는 걸까? 이번 호 <큐틴>은 중·고등학교 국어 교과서를 기획하고 개발하는 교과서 편집자를 만나 책을 통해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삶을 소개해 볼게!


구하라 교과서 편집자는 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하고, 졸업을 앞둔 4학년 2학기 무렵 교육 출판사인 ㈜교학사에 입사했다. 현재 ㈜창비교육에서 중·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와 학습서 및 청소년 대상 단행본을 만들며 일하고 있다.


교과서 편집자는 어떤 일을 하나요?
저는 청소년과 교사를 대상으로 하는 중·고등 국어 교과서를 개발하고 기획하며 편집하는 창비교육에서 일하고 있어요. 주로 교과서 편집자라고 불리죠. 편집은 ‘어느 분야에 어떠한 책을 출간하겠다’라는 기획으로 시작해요. 건축으로 치면 설계도를 그리는 것과 같은 작업이죠. 그 후, 해당 분야의 저자와 소통해 책을 만드는 목적과 방향을 알리고 글쓰기를 제안해요. 특히 교과서는 기획 과정부터 교사나 교수님과 함께 회의를 하며 꼴(틀)을 맞춰 나가죠. 교과서에 실리는 글은 학생들의 눈높이와 교육 과정에 맞는 글을 우선으로 선정해요. 필요에 따라서는 저자가 직접 쓰기도 하고요. 이러한 과정을 거쳐 원고가 어느 정도 정리되면, 조판이라는 작업을 거쳐 교정지를 출력해요. 교정지에 오탈자나 띄어쓰기, 잘못된 내용 등을 바로잡아 고치는 교정·교열 작업을 하는 거예요. 또 책의 크기나 판면(지면)을 적절히 배치하기도 해요. 독자가 내용을 분명하게 이해하고 잘 읽을 수 있게 하기 위한 작업이죠. 특히 교과서는 ‘학교에서 교육을 위해 사용되는 주된 교재’로서, 교과서 편집자 역시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갖춰야 해요. 그래서 평소에 다양한 정보와 지식, 도서를 접하고, 교육 과정을 연구하며 다방면으로 노력을 기울여야 해요.

 

어떤 계기로 이 길을 꿈꾸게 되셨나요?
대학교 3학년을 마치고 1년간 휴학을 하게 됐을 무렵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요즘 친구들과 마찬가지로 저 역시 취업과 진로를 앞두고 방황의 시간을 겪었어요. 교정·교열 수업을 받으러 다니긴 했지만, 그 배움을 어디에 어떻게 써야 할지도 모른 채 막연함만 가득했죠. 그 당시 삼일교회를 다니고 있었는데, 신앙적으로도 중심 없이 갈급하기만 했었고요. 그러던 어느 날, 교회 모임 안에서 친하게 지내던 직장인 언니, 오빠들이 휴가를 내고 일본 선교를 간다기에 저도 덩달아 따라갔어요. 사실 나조차도 길이 안 보여 답답한데, 남을 위한, 그것도 다른 나라 사람들을 위한 선교라니…. 그런데 거기서부터 변화가 생긴 것 같아요.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일본 사람들을 위해 전도하고, 선교 활동을 하는 시간 안에서 목적 없이 갈급하기만 했던 제 불안들이 조금씩 해소됐거든요. 막연하기만 하던 기도도 ‘목적 있는 삶을 살게 해 주시고, 그 길을 주님께서 열어 달라’는 기도로 분명해졌고요. 이후 같은 곳으로 두 번의 선교 활동을 더 다녀오면서 신앙적으로, 내적으로 여유가 생겼고, 출판 쪽 일을 하던 언니의 권유로 정말 우연히 큰 어려움 없이 첫 직장에 발을 들이게 됐어요. 우연의 연속으로 보이는 그 시간들이 되돌아보면,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계획이었다고 고백하게 되죠.


교과서 편집자라는 직업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편집자의 특권이라고도 생각하는데 아마도 작가의 정제되지 않은 날것의 원고를 마주하는 ‘최초의 독자’라는 점이 아닐까 싶어요. 가끔 중·고등학생들을 만날 기회가 있으면 괜스레 어느 출판사의 교과서를 배우냐고 물어요. 그러다 제가 만든 교과서로 공부하는 학생들을 만나고 그들이 교과서를 칭찬하면 저도 모르게 으쓱해지며 소소한 보람을 느낀답니다.


이런 건 각오해야 한다! 말씀해 주세요~
야근 없는 회사는 없지만, 책 출간일을 기준으로 한 달 정도는 ‘칼퇴’(정시 퇴근)가 정말 힘들어요. 자정 가까이 일하는 날이 대부분이라 체력이 바닥나기 일쑤죠. 또 주말에 회의가 자주 있어 주일에도 출근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정말 힘들어요. 게다가 전문성과 특수성이 동반되는 교과서 작업이다 보니 그에 맞는 공부와 시장 파악도 게을리할 수가 없고요. 그렇지만 업무 시간에 자유롭게 책을 읽으며 공부할 수 있다는 점은 좋은 것 같아요.


이 일을 하기 위해서는 어떤 자질과 재능이 필요한가요?
특별한 자질과 재능을 요구하는 건 거창한 것 같아요. 다만 이 일은 전체를 아우를 수 있어야 하니 편협한 시각에 갇히지 않고 창의성을 갖추면 좋아요. 독서를 많이 하는 것도 좋고요. 또한 교과서 편집은 해당 과목과 관련된 것을 대학교 때 전공으로 배우면 좀 더 도움이 돼요. 그렇지만 실무는 실전에서 익히며 경험하는 거니까 무엇이든지 배우고 싶은 걸 배우세요!


앞으로 삶의 비전은 무엇인가요?
청소년기는 배움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해요. 그때 읽은 책이나 배움이 인생의 어느 부분을 좌우하기도 하고, 간접 경험을 통해 사고의 확장이 무궁무진해지기도 하니까요. 그러한 길목에 제가 만든 교과서나 책이 중요한 시기를 살고 있는 친구들에게 하나의 지표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에요. 책꽂이에 오래오래 꽂아 두고 꺼내 읽고 싶은 책을 만드는 게 앞으로의 계획이자 소망입니다.


이 직업을 꿈꾸는 청소년 친구들에게 조언 한마디 부탁드려요
“구하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리하면 찾아낼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마 7:7). 이 말씀은 제 신앙의 모토이자, 제 이름을 따온 구절인데요. 일단 자신이 무엇을 구하고 싶은지, 무엇을 얻고 싶은지에 대해 주님과 대화를 많이 나누세요. 그리고 자신과의 대화도 많이 나누세요. 내 욕심으로 하고 싶은 일과 주님께서 인도하시는 길이 서로 어그러짐이 없는지 살피는 일 말이에요. 무엇보다 스스로에게 만족하는 하루를 보내는 일을 찾아가길 바라요. 어느 직업이든 눈에 보이지 않는 수고와 열정이 스며드는 일일 테니 하나님의 영광이 함께하는 일이라고 여기며 주어진 일을 즐기는 사람이 되길 바랄게요!


Textbook editor
교과서 편집자

하는 일
중·고등학교 교과서, 학습지, 참고서뿐만 아니라 청소년 대상 단행본 등 학생들이 효과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교재를 연구하고 개발함
업무 수행 능력
이해력, 독해력, 창의력, 논리적 분석, 책임감, 사회성, 스트레스 감내, 꼼꼼함 등
되는 길
대학에서 국어, 영어, 수학 등 해당 과목 전공학과를 졸업하면 유리함
지식
국어, 영어, 수학 등 해당 과목 전공 지식과 출판 업무 관련 실무 지식
관련 학과
국어국문학과, 사학과, 수학과, 영문학과 등 각 교과목의 해당 전공
관련 자격증
중등교사 2급 정교사, 한국어능력시험, 컴퓨터 활용 능력 등

Vol.54 2017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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